이 글은 과거에 국비지원 웹 개발자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국비지원 학원은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9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다녔다.
고등학생 때 시스템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소프트웨어공학과로 진학하는데 어찌어찌 성공했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고 대학교를 다닐 당시에는 노는 게 너무 좋았기 때문에 학업에 소홀했던 거 같다.
(핑계..)
시간이 지나 졸업을 하게 되었고, 학교를 다니면서 시스템 엔지니어가 아닌 웹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지만 졸업 당시의 웹 개발 스킬로는 어디에도 취업하기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같은 학번 친한 형이 국비지원 교육을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해줬고, 누가 붙인 타이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유명한 3대 국비지원 학원 중 한 곳에서 상담을 받고 접수를 하게 되었다.
내가 접수한 과정은 자바 스프링 프레임워크 웹 개발자 양성과정이었다.
(HRD 카드 발급 관련해서는 더 야무지게 정리해놓은 블로그들이 많으니 참고하세요!)
보통 국비지원 교육은 커리큘럼, 이수 시간, 평가 계획 등 모든 일정들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강의를 진행하게 된다.
주 5일, 하루에 약 6시간이 넘는 강의인데 한 번이라도 놓치기 시작하면 바로잡기가 정말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정말 만약에 진도 나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서 중간에 드랍하게 된다면?
고민하다가 결국 내가 선택한 강의는 기간이 긴 과정이었다. 요즘 교육과정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웹 개발자 양성과정은 보통 4~6개월 사이였다. 나는 전공자이지만 실력은 전공자가 아닌 수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완전 기초부터 심화단계까지 최대한 하나라도 더 섬세하게 배워서 취업을 하고 싶었다.
결론은 취업 후 2년이 다 돼 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긴 기간의 강의를 선택한 건 잘한 거 같다.
어쨌든,
국비지원 교육의 제일 큰 장점은 당연하게도 전공자 비전공자 누구나 개발자로 만들어준다. 타 업종에서 종사하다가 IT 쪽으로 넘어오는 사람이나 학교를 막 졸업한 비전공자나 뭐 누구 할 거 없이 강의 내용만 충실하게 따라갈 수 있다면 수료할 때 쯔음에는 다 웹 개발자가 되어있다.
또한 인강이나 유튜브에 있는 강의 동영상 등을 보다 보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는데, 학원에서는 강의 도중에 모르는 게 생기면 질문을 해도 된다. 피드백이 바로 되기 때문에 이 부분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학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다닌 학원은 전반기 세미 프로젝트, 후반기 파이널 프로젝트 이렇게 총 2번 팀 단위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혼자였다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협업하는 방법이나, 각종 툴들의 사용법들을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은 반 수강생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았다. 휴가 때문에 강의를 못 듣게 되거나, 수업 중 헷갈리는 것들을 정리해서 물어보면 다들 화 한번 내지 않고 친절하게 알려줬는데 덕분에 우려했던 대로 수업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진 않았다.
반대로 단점은,
국비지원교육 같은 경우에는 강의 커리큘럼 빼고 모든 것이 다 복불복이다.
어떤 사람들과 강의를 듣게 될지, 어떤 강사를 만날지 알 수 없다.
내 대각선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의를 듣지 않고 웹툰만 봤는데, 끊임없이 바뀌는 화면에 자연스럽게 눈이 가게 됐는데 그때마다 강의에 집중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또 다른 사람은 파이널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에 갑자기 자격증 공부를 해야 한다고 본인이 프로젝트 내에서 해야 할 일들을 남한테 부탁(떠 넘기는)하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별에 별 사람이 다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강사가 제일 중요한데, 강사 같은 경우에는 정말 유명한 학원에 유명한 강사가 아니고서야 인터넷에 떠도는 후기들을 참고하는 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
난 운이 좋게도 강사님을 잘 만났다. 약간 하드하게 가르쳐주시긴 했지만 교육 내용이나 강사님 성격이 너무 좋았는데 파이널 프로젝트를 앞두고 개인적인 이유로 담임 강사가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교체 이후 첫날 수업부터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다른 수강생들에게 물어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기존에 배우던 방식과는 강의 스타일이 아예 달라서 적응하는데 힘들었고, 제일 큰 문제는 강의의 내용도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부실하다는 것이었다. 반 사람들의 대부분이 불만을 느껴 단체로 학원에 민원을 넣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확인해보고 말해주겠다는 카톡 메시지뿐이었다. 이후 연락은 없었고 그렇게 수료를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파이널 프로젝트 기간과 겹쳐서 새로운 것들을 배운 양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이 강사님께 배웠더라면.. 아마 이 글을 쓰고 있지 못했을지도..?
딱 하나 내 자신에게 아쉬운 것은 알고리즘이나 CS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원 공부를 병행하면서 알고리즘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서 코딩 테스트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더라면 마음에 들었던 다른 기업 코테를 마다하진 않았을 것이다. '알고리즘 공부 안 했으니까 코테 봐도 당연히 안될 거야'라는 생각을 한 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아쉬운 것들 중 하나이다.
내년, 내후년에도 똑같은 이유로 내 자신에게 아쉬워하지 않도록 앞으로는 열심히..!
해야겠다.
쓰다 보니 주저리주저리 내용이 길어진 거 같은데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된 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참고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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